어제보다의 시작은 아주 작은 문제에서였습니다.
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, 매일 아침 저는 옷장 앞에서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어요.
매일 아침 같은 질문
어제처럼 입혀도 될까? 더 시원하게? 더 두껍게?
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그냥 감으로 입혔어요. 그런데 어린이집 등원이 시작되면서 얘기가 달라지더군요. 친구들과 종일 뛰어놀고 바깥 산책도 나가니까 기온 변화를 체감으로 구분할 필요가 생겼습니다.
아침에 날씨 앱을 켜보면 16°C, 맑음 같은 정보만 나옵니다. 그런데 이게 어제와 비슷한 건지, 훨씬 따뜻한 건지, 갑자기 추워진 건지 알 수가 없어요. 필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"변화" 였는데.
기존 앱들의 한계
시중의 날씨 앱들을 거의 다 써봤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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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pple 날씨, Google 날씨: 오늘과 주간 예보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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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arrot, Weather Underground: 상세 데이터는 많지만 "어제"는 없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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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상청 앱: 관측 이력은 있지만 UX가 전문가용
어제의 같은 시각 기온을 한눈에 보여주는 앱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. 이 정도 기능이 왜 없는지 의아할 정도였어요.
그래서 만들었습니다
직접 만들기로 결심하고 첫 버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. 핵심 규칙은 단순했어요.
"앱을 열었을 때, 한 문장으로 끝나야 한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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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: "어제 이 시간보다 3° 따뜻해요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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낮: "오늘 최고 기온은 어제보다 2° 낮아요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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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녁: "내일 아침은 오늘보다 쌀쌀할 거예요"
시간대별로 가장 필요한 비교가 자동으로 바뀝니다. 그게 전부예요.
디자인: WeatherShape
날씨 앱은 대부분 사실적인 태양 위에 구름 일러스트가 올라가 있는 아이콘을 씁니다. 저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어요. 바우하우스 · 스위스 그래픽 디자인에서 영감받은 기하학 도형으로 모든 날씨 상태를 표현하기로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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맑음: 동심원 태양 (은은한 호흡 애니메이션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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흐림: 두 개의 구름 도형이 겹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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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: 구름 아래로 빗줄기 낙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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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: 초승달 또는 원형 달
이 아이콘 세트는 WeatherShape 이라고 이름 붙였고, 앱의 시각 아이덴티티가 됐습니다.
기술: 이중 데이터 소스
데이터 신뢰도를 위해 WeatherKit (Apple) 을 메인 소스로 쓰고, 장애 상황에 대비해 Open-Meteo 를 백업으로 두는 구조로 설계했어요. WeatherKit 호출이 5초 안에 응답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Open-Meteo 로 전환됩니다. 사용자는 장애가 있었는지조차 모르고요.
한국 사용자에게 중요한 미세먼지 데이터는 에어코리아 API 와 직접 연동했습니다. 대부분의 글로벌 날씨 앱은 한국 미세먼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, 이 부분은 직접 만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.
그리고 저는 여전히 매일 아침 이 앱을 켜서 아이 옷을 고릅니다.
어제보다를 App Store 에서 다운로드
kkiruk studio ·
2026